영작문, 즉 영어로 글을 작성하는 것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분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모국어로 글을 작성하는 것도 어려운데,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글을 쓴다는 것은 더 어렵죠. 교수님, 외교관, 심지어는 미국에 사시는 분들도 영작을 어려워합니다. 아무리 딥엘, 구글, 파파고같은 번역기의 성능이 좋다고 해도, 한 번에 내 생각을 영어로 정확하게 전달해주지는 못합니다. 저 또한 중학교 때 2년을 미국에서 살았었고, MBA학위를 미국에서 마친 후 아마존(Amazon)이라는 미국 대기업에서 3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영어로 업무를 했지만, 여전히 영어로 글을 쓰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많은 노력과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도움이 되었던 방법들을 이 글에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영작문 잘하는 방법 요약
아래는 영작문 잘하는 방법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총 8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독자 파악
- 글의 목적 정하기
- 초안 작성 - 대충 쓰면서 필요시 번역기 사용
- 1차 수정 - 독자와 목적 확인
- 2차 수정 - 구조 확인
- 3차 수정 - 문법 및 표현 확인
- 최종검토
- 보내기
각각의 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독자 파악
모든 글쓰기의 시작은 독자입니다. 이것은 어떤 언어로 글을 작성하는가에 상관없이 공통으로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글을 쓰기 전에 이 글을 누구를 위해서 쓰는 것인지, 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글이 그들을 위해 쓰였다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과제 제출을 위해 글을 쓴다면, 그 글을 체점하는 선생님 또는 교수님이 독자이고, 그 분들은 글의 작성자가 얼마나 내용을 이해하고 근거있는 주장을 하는 것인지에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회사에서 이메일을 작성한다면, 이메일을 수신하는 분들이 독자이며, 그 분들은 이메일 작성자가 전달하는 정보 또는 요청에 관심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직접 작성한 영어 문법 검사기를 추천하는 영문 글은 영어 문법 검사기 엔그램의 잠재 고객을 위해 썼습니다. 저는 엔그램의 잠재 고객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지만 영어를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고, 이런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바라는 분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려움을 느꼈던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이에 대한 해결책을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링크드인으로 공유한 결과 제가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습니다.
2. 글의 목적 정하기
다음으로 생각할 것은 글의 목적입니다. 글을 쓰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소설처럼 재미를 유발하는 글도 있고, 최근에 많이 생산되고 있는 블로그 글과 같이 마케팅과 정보 제공을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제안서처럼 설득을 위한 글도 있고, 보고서처럼 어떤 활동의 결과를 정리해서 전달하기 위한 글도 있습니다. 이메일과 같이 상대방에게 내용을 전달하거나 특정한 요청을 하기 위한 글도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영어 문법 검사기를 추천하는 글의 목적은 저처럼 영어를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낀 분들이 엔그램을 이용하여 조금이라도 더 쉽게 더 좋은 영어 문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함입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분들은 영어 문법과 맞춤법이 어색할 뿐만 아니라 어떤 어휘를 사용해야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영어 표현이 되는 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런 어려움을 경감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영어 문법 검사기들을 소개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엔그램을 추천해드리고자 했습니다.
3. 초안 작성 - 대충 쓰면서 필요시 번역기 사용
초안 작성에서 중요한 점은 글을 대충 써보는 것입니다. 어차피 한 번에 완벽한 글을 작성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데로 아무렇게나 글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잘 쓰려고 이것저것 고민을 많이 하다보면 글을 시작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 집니다. 문법, 어순, 구조, 분량 이런 것들을 다 무시하고 막 써봅니다. 잘못된 문법을 고치기 위해 수정하고 싶어도 참고 써 나갑니다. 목적이나 주제에 안 맞아도 괜찮습니다. 영어가 편하면 영어로, 영어가 불편하면 한국어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이 과정을 한국어로 시작했다면, 몇가지 주요 문구를 작성한 후에는 바로 영어로 번역해봅니다. 번역을 직접하기 어렵다면 파파고나 구글 번역을 활용해봅니다. 유의할 점은 한국어를 번역기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많이 바뀔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대한 영어로 작성을 하고, 영어로 문장이나 단어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을 때만 번역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유사한 주제로 작성된 글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구글에서 비슷한 주제로 작성한 글을 찾아서 어떤 영어 표현과 문장을 사용했는지를 보고, 좋은 표현과 어휘는 부분적으로 모방을 해봅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독해와 어휘 능력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글보다 말이 편하면 녹음기나 네이버 클로바 등과 같은 받아쓰기 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받아쓰기는 한국어나 영어 중 편한 방식으로 하면 되지만, 한국어로 받아쓰기 했다면 최대한 빨리 번역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4. 1차 수정 - 독자와 목적 확인
초안을 읽어보면서 이 글의 독자라면 이 글을 잘 이해할지, 그리고 목적이 달성될 지를 생각해봅니다. 만약 이 글의 목적이 어떤 주장이나 제안을 하는 것이라면, 그에 따른 충분한 근거가 포함되었는지를 확인해봅니다. 내용이 부족하면 채워넣고, 목적에 안 맞는 부분은 지워버립니다.
내용을 지울 때는 아쉽더라도 과감히 지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끔 초안에서 너무 마음에 드는 문장을 썼는데, 목적에 안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열심히 고민하고, 조사하고, 분석한 내용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주장과 안 맞는 내용은 독자가 글을 읽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지우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5. 2차 수정 - 구조 확인
구조에서 중요한 점은 BLUF (Bottom Line Up Front), 즉 가장 중요한 내용을 글의 가장 앞부분에 쓰는 것입니다. 소설과 같이 재미를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면, 이렇게 결론을 가장 먼저 제시하는 것은 독자를 위해서 매우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독자는 최소한의 노력과 시간을 써서 글의 내용을 파악하고자 합니다. 네이버나 구글에서 블로그 글을 찾아 읽을 때 5분 이상 투자해서 글을 끝까지 읽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입니다.
각각의 단락에서도 첫 문장이 가장 중요한 주장을 이야기하는 지 확인해봅니다. 이 과정에서 단락 내에 가장 중요한 문장을 단락의 처음으로 옮긴 다음, 내용을 매끄럽게 수정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메일이나 회의록과 같은 글에서는 가장 결론적인 내용이 메인 불릿 포인트(bullet point)에 나와야 하고, 이에 대한 서브 불릿 포인트는 이 내용들을 뒷받침하거나 부가 설명이 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6. 3차 수정 - 문법 및 표현 확인
여기서부터는 개별 문장과 문장에 쓰인 어휘들을 확인해봅니다. 주요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주어와 동사 확인
- 시제 확인
- 주어와 동사, 목적어 등의 수 일치 확인
- 형용사와 부사, 수식어 확인
이 과정에서는 영어 문법 교정기 엔그램을 활용하여 문법 오류와 어색한 영어 표현을 교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1차 수정 - 독자와 목적 확인, 2차 수정 - 구조 확인, 3차 수정 - 문법 및 표현 확인을 꼭 순서대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순서와 상관 없이 초안에서 발견되는 부분들을 계속해서 수정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7. 최종 검토
이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어보면서 글에 어색한 점이 없는지를 확인합니다. 자연스럽게 읽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리를 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좀 시간을 두고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검토가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도, 바로 글을 보내는 것보다는 자고 일어나서 다음날 다시 읽어보거나, 적어도 1~2시간은 다른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유가 된다면 영어를 잘 하는 분에게 검토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8. 보내기
최종 검토가 완료되었다면, 이제는 이 글을 독자에게 보냅니다. 이메일이라면 수신자에게 보내는데, 보내기 전에 수신인, 참조인, 첨부파일, 그리고 이메일 제목을 확인해봅니다. 블로그 글이라면 글의 제목과 URL, 메타태그같은 부분을 확인한 후 글을 업로드하거나 출판(publish)합니다. 보고서라면 보고서 서식에 문제가 없는 지를 확인하고, 보고 대상자가 지정한 방식으로 문서를 송부합니다.
마치며
영작문은 원어민과 비원어민 모두가 어려워하는 작업입니다. 아마존에서도 원어민을 포함한 많은 동료들이 영어로 글을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을 봤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영작문 과정에서 이 글과 영어 문법 검사기 엔그램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