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챗GPT 영향은 없니?”
최근 들어 매일같이 챗GPT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평소 연락이 뜸했던 친구도 갑자기 챗GPT에 대해 물어보고, 심지어 저희 아버지도 관심을 보이고 계십니다. 즐겨보는 IT 뉴스에도 챗GPT 관련 기사가 하루에 최소 두세 개씩은 올라오고, IT 대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한국형 챗GPT 개발에 나선다는 발표를 계속해서 내보냅니다. 또한 스타트업들도 앞다투어 챗GPT를 적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득 아이폰 4가 한국에 출시되던 2011년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둘로 나뉘었습니다. "아이폰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와 “아니다, 잠깐 이러다 말 것이다." 현재 우리는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생각했습니다. 챗GPT를 10년 뒤에 평가할 때 "과연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흐름이었을까? 아니면, 잠깐 지나가는 트렌드였을까?"
우리가 내린 결론은 챗GPT는 세상을 바꾸는 흐름이고, 변화의 흐름에 몸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결론을 내리고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우리는 챗GPT의 기술을 적용하여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엔그램 서비스를 출시하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챗GPT의 기술을 엔그램에 적용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챗GPT가 출시되기 몇 년 전부터 챗GPT 개발사인 Open AI가 발표한 GPT-2, GPT-3 등의 기술을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부터 Open AI가 개발자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한 GPT-3.5(챗GPT의 기반 언어 모델)를 이용하여 다양한 기획과 연구,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놀라운 기술로 무엇을 만들 것인가였습니다.
이미 많은 스타트업들이 챗GPT를 이용한 서비스를 출시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이 출시한 서비스를 먼저 사용해 봤습니다. 언론에 매일같이 등장했던 업스테이지의 '아숙업(AskUp)'이라는 서비스도 있었고, 생성AI 스타트업 뤼튼 테크놀로지스가 만든 ‘챗 뤼튼’이라는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언뜻 생각해서는 챗GPT와 별 관련이 없을 것 같은 토스에서도 챗GPT를 이용한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들은 주로 채팅, 즉 사용자가 일상적인 언어로 질문을 하면, 그에 대해 챗GPT가 답변을 해주는 형태의 서비스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서비스들이었지만, 챗GPT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채팅 형태의 서비스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게다가 이런 서비스들은 기존에 스타트업들이 제공하고 있던 서비스와 딱히 관련이 없고, 기능 실험이나 사용자 흥미 유발이 목적인 경우가 많아 어떤 가치를 창출하는지 쉽게 가늠이 가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토스의 챗GPT 기능은 금융 관련 질문에 대해 더 잘 대답해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기준 금리에 대해 질문을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챗봇의 흔한 응답 형태였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생각한 것은 챗GPT의 ‘챗'보다는 ‘GPT’ 부분에 집중하여 우리의 핵심 서비스인 영어 문법 검사기 ‘엔그램'을 개선하는 것이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GPT-3.5를 이용한 프로그램이 영어 문장을 교정하고, 그 결과를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식을 사용할 경우, 엔그램의 영문 교정 성능을 개선함과 동시에, 채팅 형태의 서비스에서 벗어나 사용자에게 더 적합한 형태의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였습니다.
GPT-3.5를 이용하여 영어 문장을 교정하는 것은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는데 특화된 ‘생성AI’라 불리는 챗GPT의 일반적인 활용 방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내부 테스트 결과 GPT-3.5가 영어 문법 오류와 어색한 표현을 교정하는 성능이 매우 뛰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긴 영어 문장에서 정확하게 오류를 교정하는 성능은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GPT-3.5를 사용해서 엔그램을 개선하는 과정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았습니다. GPT-3.5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질문과 명령에 대한 고민, 즉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GPT-3.5의 연결이 끊기거나 속도가 느린 경우도 종종 발생했습니다. 게다가 GPT-3.5도 만능은 아니었기에, 엔그램의 기존 알고리즘과 GPT-3.5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작업이 추가로 필요했습니다.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에 대한 내용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별도의 글에서 자세히 다뤄보고자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개선된 엔그램의 영어 문법 검사기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안정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엔그램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적절한 질문을 고민할 필요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대로 편하게 엔그램에 작성한 영어 문장을 입력하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알아서 자체 개발한 기술과 챗GPT의 기술을 활용하여 문법 오류와 어색한 표현을 교정하고, 원어민이 쓴 것 같은 자연스러운 영어 문장을 쓸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아직 안 써보셨다면, 아래 링크에서 챗GPT로 새로워진 엔그램을 써보세요!